요약
앤트로픽이 6월 크롤 본드 레이팅 에이전시에서 투기 등급 중 가장 높은 BB+를 받았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처음 보도한 내용입니다. 신용평가사 KBRA는 아폴로가 주도한 350억 달러 칩 자금 조달 직전에 앤트로픽에 투자 등급(위험이 낮다고 보는 등급)보다 한 단계 낮은 등급을 매겼습니다. KBRA는 무디스·S&P·피치보다 작은 평가사입니다.
왜 중요한가
- 투자 등급에 오르면 빌리는 비용이 줄고 생명보험사·연기금 같은 기관 자금을 끌어올 수 있습니다.
- 앤트로픽은 10년간 컴퓨팅에 5,000억 달러 넘게 쓸 계획이라 상장 뒤 신용 등급이 자금줄을 좌우합니다.
- 앤트로픽과 오픈AI 측 은행가들은 상장 뒤 투자 등급을 달라고 대형 평가사들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핵심 내용
- 앤트로픽이 잉여현금흐름과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이익)를 내지 않아 KBRA는 약식 '위험 점수'로 평가했습니다.
- 350억 달러 가운데 약 44억 달러는 앤트로픽의 신용 위험을 그대로 지는 후순위 채권이고, 나머지는 브로드컴이 보증합니다.
- 앤트로픽은 3분기 매출이 50% 가까이 늘어 168억 달러가 됐고, 두 분기 연속 조정 기준 흑자라고 밝혔습니다.
- 6월 말 기준 자체 장부에는 빚이 없었고, 협력사와 특수목적법인(특정 사업만 맡는 별도 회사)으로 돈을 댔습니다.
- 월가 은행들은 구글과 브로드컴이 함께 만든 맞춤형 AI 칩 확보를 돕는 600억 달러 규모 거래를 짜고 있습니다.
HN 반응
- 핵심 재무 지표를 빼고 작은 평가사를 찾은 것부터 위험 신호라는 지적이 많았고, 대형 평가사 판단을 기다리자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 연기금이 위험을 떠안는다며 2008년 금융위기를 떠올리는 비판과, 어차피 투기 등급이고 사업이 투명해 서브프라임과 다르다는 반론이 맞섰습니다.
기사에 나온 내용입니다.
이 점과 작은 평가기관을 찾아갔다는 점 때문에 이 등급이 별로 믿음직하지 않습니다.
그렇긴 한데, 시가총액 1조 달러짜리 회사가 신용등급을 평가받겠다고 평가기관을 찾아가 놓고 평가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주지 않았다면, 그 회사 역시 믿음직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왜 정보를 주지 않았을까요? 숨겼거나, 아니면 없는 겁니다. 어느 쪽이든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게 더 큰 적신호예요. 정보를 다 주지 않을 만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나쁜 이유겠죠), 그렇게 큰 회사가 작은 평가기관을 찾아가는 건 가장 큰 적신호라고요.
KBRA는 등급을 산출하는 게 일입니다. 정보가 부족하다고 그 일이 멈추지는 않습니다. 이 등급은 딱 받을 만큼의 신뢰만 받는 겁니다. 앤트로픽이 나쁜 데이터를 숨기고 있으니 아무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는 거죠.
스페이스X에 이어 이번엔 앤트로픽이네요. 지난번에 대형 신용평가사들이 고객 눈 밖에 나기 싫어서 수상쩍은 부채에 어마어마하게 투자적격 등급을 매겨 줬을 때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2007~2008년에요? 납세자들이 가해자들을 구제해 줘서 걔네가 보너스를 계속 챙길 수 있었죠.
정크 등급은 투자적격이 아니에요. 이 부채가 적어도 약간은 수상쩍다고 평가한 거죠.
기사에 나온 내용입니다.
“이번 등급 결정은 이전에 보도된 적이 없으며, 앤트로픽이 투자적격 등급에 근접했음을 보여 준다. 투자적격 등급을 받으면 이 스타트업은 차입 비용을 낮출 수 있고, 생명보험사와 연기금을 비롯한 더 폭넓은 기관투자자 풀에 접근할 수 있다.
앤트로픽과 경쟁사 오픈AI의 은행가들은 두 AI 연구소가 상장하고 나면 투자적격 등급을 부여해 달라고 대형 신용평가사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여 왔다.”
공개된 등급이 ‘정크’ 하나뿐이고 그것도 작은 평가기관이 매긴 것이라는 사실이 많은 걸 말해 줍니다. 앤트로픽(또는 그 대리인들)이 등급을 ‘골라서’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건, 이게 누구든 줄 의향이 있던 최고 등급이었다는 뜻이고, 대형 평가기관들은 정보가 더 없으면 평가 자체를 거절했을 공산이 크다는 뜻입니다. 은행가들이 가능한 한 높은 등급을 받으려고 로비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놀랐을 겁니다. 등급이 높을수록 IPO로 얻는 은행가들의 수익이 늘어나니까요.
핵심은 신뢰를 천천히 쌓아 가는 겁니다. 쉽게 $매수되는 작은 평가기관에서 시작해서, 그 신뢰를 조금 더 큰 곳으로 세탁하고, 금융 재앙이 터질 때까지 헹구고 되풀이하는 거죠.
앤트로픽은 IPO를 계획하고 있고, 이건 투자자들이 알고 싶어 할 정보입니다.
차이는 앤트로픽이 고위험·고수익 사업이고 생긴 지 몇 년밖에 안 됐다는 걸 다들 안다는 점이라고 봐요.
앤트로픽이 원래는 안정적인 투자적격 기업이었는데 부채가 강등되는 바람에 이제 여기저기 알아보고 다니는 것도 아니잖아요.
제목은 그냥 낚시예요.
별로 뉴스거리가 안 됩니다. 크롤(Kroll)은 주요 신용평가사가 아니고, 채권 매수자들이 참고하는 곳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렇게 주변부에 있는 평가기관을 쓴 것 자체가 “나쁜” 신호 아닌가요?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굳이 나설 이유를 못 느낀다는 뜻일 테니까요.
맞는 지적이에요. 분명 좋지는 않은 일이지만 그게 곧 나쁜 건 아니죠. FT가 별것 아닌 일을 기사로 쓰기로 해서 생긴 착시일 수도 있고요.
저는 이들이 더 자세한 재무 정보를 내놓고 대형 평가기관들이 평가에 나설 때까지 판단을 보류하겠습니다.
https://archive.ph/52dzo
여기서 언론의 자유를 가능하게 해 주는 희대의 범죄 두목님 링크예요.
서브프라임 대출처럼 들리기 시작하네요...
서브프라임 대출이 터진 건 대출 기관들이 안전하다고 믿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던 불투명한 증권(주택담보대출을 잘게 쪼개 섞은 것)이 잔뜩 있었기 때문입니다. 앤트로픽 부채는 이런 문제가 없습니다. 다들 앤트로픽과 그 사업 모델을 알고 있으니까요.
GPU 담보 증권만 만들지 않는다면 괜찮을 텐데... 아 잠깐 https://nvidianews.nvidia.com/news/nvidia-partners-with-apollo-blackrock-blackstone-brookfield-goldman-sachs-and-kkr-to-establish-ai-compute-infrastructure-financing-platforms-to-mobilize-over-500-billion-of-third-party-capital
GPU 담보 증권도 훨씬 투명하기 때문에 그런 문제는 없습니다. 주택저당증권(MBS)의 문제는 MBS에 들어 있는 대출 하나하나의 신용도를 들여다볼 시간이 아무에게도 없다는 것, 채무자마다 숨은 상관 위험(예를 들어 경제 전체가 무너지는 경우)이 있다는 것, 게다가 트랑슈(tranche) 구조가 위험을 가려 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출 기관들은 신용등급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죠. 데이터센터/GPU/앤트로픽 부채에서는 그런 실수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주택저당증권의 문제는 대출 개별 신용도가 아니었습니다. 가치가 낮은 주택저당증권을 여러 증권과 섞어 한 바구니로 재포장해서, 서브프라임이 단독으로 받았을 등급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붙인 게 문제였죠.
이런 재포장은 GPU에서도 반드시 일어날 겁니다. 같은 증권 안에 세대가 다른 GPU가 섞여 있다면 이미 일어난 겁니다.
페이월 없는 링크입니다. < https://finance.yahoo.com/technology/ai/articles/anthropic-secured-highest-junk-credit-040018773.html >
고마워요, 큰 도움이 됐습니다. 칩 구입에 350억 달러를 확보한다는 대목에서 놀랐는데, 그 칩을 알파벳/브로드컴에서 산다는 걸 읽고 또 놀랐어요.
채권과 고위험·고수익 사업 모델은 궁합이 나쁜 것 같습니다.
파산 위험이 상당하다면 반대편 저울에는 주식이나 파생상품처럼 크게 한몫 챙길 가능성이 있어야 하잖아요.
이게 무슨 뜻인지 분명히 짚고 넘어갑시다. 회사채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들이 로비하는 목적은 연기금, 생명보험사 등이 이 회사들에 투자 노출을 갖게 하려는 겁니다. 그러면 어느 날 갑자기 평범한 사람들, 여러분의 부모님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 회사들과 순환 금융 거래에 상당한 노출을 갖게 됩니다. 역겹습니다.
많은 사람이 놓치는 게 있는데, 닷컴 버블 이후로 IPO 관련 규정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직원도 주주로 쳤고, 주주 수가 일정 기준을 넘는 회사는 IPO를 해야 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 같은 회사들이 성장의 대부분을 상장 상태에서 이룬 이유가 이겁니다. 덕분에 증권 계좌를 가진 평범한 사람도 그 수익에 참여할 수 있었죠.
이 규정은 2012년에 오바마가 JOBS법으로 사실상 없애 버렸습니다. 그 결과 회사들이 성장기의 대부분을 비상장으로 보낼 수 있게 됐고, 그래서 2조 달러 같은 금액을 단 IPO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다. 이익은 사유화해 놓고, 현금화하고 싶어질 때에야 IPO를 하는 거죠.
그러니 앞으로 벌어질 일을 명확히 이해합시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초기 벤처캐피털 투자자들은 여러분 부모님의 연금에 쓰레기를 팔아서 수십억 달러를 벌 겁니다. 여러분 부모님의 연금을 굴리는 건 AI 노출을 신나게 받아들일 멍청이들이고, 그럴 수 있는 건 AI 기업들이 신용평가사에 로비해서 허용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내년에 청구서가 날아오고 이 회사들이 채무를 도저히 감당하지 못하게 되면, 여러분 부모님은 은퇴를 미루거나 은퇴했다가도 생활비를 벌러 다시 나와야 합니다.
진짜 악랄한 짓입니다. 수백만 달러의 보상을 눈앞에 두고 눈에 달러 표시가 박힌 이 회사들의 직원들이, 자기가 어떤 시스템에 참여하고 있고 그게 얼마나 악랄한지 이해하길 바랍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죠. 2008년은 신용평가사 조작이 핵심이었습니다. 이번 버블도 신용평가사 조작이 핵심이 될 겁니다. 정말 비열합니다.
그리고 미리 말해 두는데, AI는 일시적 유행이 아닙니다. 우리 평생 가장 혁신적인 기술이고, 모든 걸 바꿀 겁니다. 하지만 그건 금융시장의 혼란이나 골드러시 때의 잘못된 투자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문제는 이 회사들에 해자(moat)라 할 만한 게 있는지, 그리고 현세대 칩에 쏟아붓는 수십억 달러가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기간 동안 감가상각될지입니다.
무슨 입장이신지 모르겠네요.
먼저 이들이 회사채 시장에 접근하는 게 싫다고 하셨는데, 그건 상장사라면 어디든 할 수 있는 일이에요.
그러더니 이들이 더 일찍, 훨씬 초기 단계라 위험도 더 클 때 IPO를 했어야 한다고 하시는데... 그러면 채권도 더 일찍 발행할 수 있게 되는 것 아닌가요?
입장이 뭔가요? 아니면 그냥 불평하려고 불평하시는 건가요?
상승 여력 대부분을 비상장 상태에서 사유화해 놓고 회사채 시장에서 바가지를 씌우는 게 싫다는 겁니다. 네, 저는 이들이 정크본드를 더 일찍 발행하길 바랐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바라는 건, 신용평가사들이 ‘너무 커서 망하게 둘 수 없다’는 이유로 등급을 우호적으로 다시 매기라는 압력을 받지 않는 겁니다.
회사채 시장에서 사람들이 ‘바가지’를 쓰고 있다면 자업자득이에요. 더 잘 알았어야죠. 회사채는 주식처럼 개인투자자가 아니라 주로 기관투자자와 전문가들이 거래하는 겁니다.
등급이 정크인데 누구한테 바가지를 씌운다는 겁니까?
로비야 얼마든지 할 수 있겠지만, 이 회사채를 살 사람들이 모두 엄중하게 감시하는 와중에도 평가기관들이 그 로비에 굴복하는 모습이 나오기 전까지는 너무 걱정하지 않겠습니다.
왜 일이 벌어질 때까지 걱정을 미루라고 사람들에게 말씀하시죠? 그때 걱정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평가기관이 부풀린 등급을 내주기 전에 철저히 감시하고, 이 듣도 보도 못한 기관의 등급만으로는 진짜 피해를 줄 수 있는 곳에 상품을 팔 수 없게 만들어야 하는 건 바로 지금입니다.
아이가 물에 빠졌을 때 걱정하기 시작하지는 않잖아요. 수영장 옆에서 비틀거릴 때 걱정하는 거죠. 그때조차도 개입하기엔 한참 늦은 겁니다.